현대, 속도의 시대를 추적하기

강덕봉
  나는 현대인들이 추종하고 있는 속도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속도의 이면에 은폐(隱蔽)되어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속도에 대한 논의를 재사유하고자 한다.
  지금 현대인들의 삶은 ‘속도의 가속화’를 추종하며, ‘좀 더 빨리!’, ‘더 빨리’라는 구호는 우리들이 열망하는 삶의 척도가 되어버렸다. 이로 인해 우리는 능동적인 삶의 리듬에 맞춰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보다 빠른 속도 그 자체에 매료되어있다. 하지만 우리를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것 같았던 ‘속도’는 우리가 기대하고 갈망하던 탈출의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삶이 불안정한 상태임을 스스로 인정하게 하여, 안정된 삶을 위해 규정된 척도와 규범을 요구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속도에 대한 현대인들의 양가적 관점은 속도에 대한 내성을 초래하여 더 빠른 속도를 욕망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속도에 대한 현대인들의 사유는 과정의 흐름을 상실한 채 그것의 출발과 도착점만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이로 인해 속도에 대한 강박은 현대사회의 편집증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리고 속도라는 하나의 종교는 맹목적인 무한 질주를 추종하며, 우리의 무의식과 욕망의 깊은 곳까지 자리 잡아 버렸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속도를 포착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포착하는 그 순간은 속도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상실된 속도의 흐름과 접속 중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과정의 흐름을 지워버리는 속도에서 무언가를 포착한 나는 속도의 사이, 사이에서 생성되는 속도의 흐름을 관람자에게 다시 매개시킨다.

  나는 이를 통해 과연 우리는 삶이 욕망하는 속도의 리듬을 제어하고 있는가? 아니면 속도의 강박에 삶의 리듬을 맞추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관람자에게 던지고 있다. 그리고 속도에 의한 활동적인 삶이 아니라, 일시적인 일탈을 통한 사색적인 삶이야말로 우리를 우리 본연의 존재로 만들어 준다는 것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왜냐하면, 속도의 느림과 빠름은 단순히 가속과 감속의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가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구성하는 복합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인간의 다양한 욕구 발현과 인간이 지향하는 무의식적인 세계관이 함의 되어 있다.


Modern days, pursuing the age of speed

By Kang Duck-bong
  I would like to rethink the discussion of speed by questioning the speed that modern people are following, and questioning what is hidden behind it.
  The lives of modern people now follow the ’acceleration of speed’, and the slogans ‘much faster!’ and ‘faster’ have become the yardstick of the life we desire. This made us fascinated by speed itself rather than the ability to control speed according to the rhythm of an active life. But speed, which seemed to get us out of this reality, is not the means of escape we were expecting and craving. It is because this made us acknowledge that our lives are unstable and demand the prescribed measures and norms for a stable life. Modern people’s ambivalent view of speed leads to resistance to speed, which makes them desire faster speed.
  As a result, modern people’s thinking about speed made them lose the flow of the process and only consider its starting and arrival points. For this reason, the obsession with speed is nothing less than the paranoia of modern society. And one religion named Speed is following a blind endless rush and settled in the depths of our unconsciousness and desire.

  My work starts by capturing these speeds. And the moment of capturing passing things is not tracking the flow of the speed, but connecting with the flow of the lost speed. First of all, the researcher who captured something from the speed of erasing the flow of the process re-mediates the flow of the speed generated in between speeds.

  Based on this, I would like to ask some questions to the viewer; Do we really control the rhythm of the speed which our life desires? If not, are we adjusting our life’s rhythm to the compulsion of speed? I am asking the audience a question. And I would like to remind you that it is not the active life of speed, but the reflective life through a temporary deviation that makes us who we really are. Because the slowness and rapidity of the speed is not just a matter of acceleration and deceleration, but a complex concept that constitutes human life as a whole by itself. And behind this is the manifestation of the various needs of human beings and the unconscious worldview that humans aim for.